[칼럼] 충남 청년, ‘살아남기’에서 ‘살아가기’로

작성자: 한국시사일보사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07-26 00:35:28    조회: 233회    댓글: 0

[칼럼] 충남 청년, ‘살아남기’에서 ‘살아가기’

 

이호진 | 상명대학교 특임교수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추상적인 위협이 아니다. 충남에서도 최근 몇 년간 20~30대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충청남도의 20대 청년 인구는 17만 4천여 명으로 5년 새 약 12% 감소했다. 이 숫자는 단지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활력, 경제, 미래를 상징하는 청년 인구의 유출은 충남이라는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신호탄이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일자리 부족과 고용 불안이다. 충남도 내 청년 고용률은 42.5%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특히 비수도권 농촌지역의 경우 단순 일자리 외엔 선택지가 많지 않다. 기술과 산업은 빠르게 변하지만, 청년을 위한 고용 정책은 아직도 ‘인턴’이나 ‘단기근로’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충남의 청년일자리 사업 중 약 38%가 단기 일자리 지원 형태라는 점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 하나의 현실은 ‘창업’이라는 말이 청년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충남도는 청년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다양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농업 기반 창업부터 IT, 문화 콘텐츠 분야까지 영역은 다양화되고 있고, 스마트팜 창업지원 예산만 해도 연간 640억 원에 달한다. 또한, 2천만 원까지 가능했던 청년 기업 대상 수의계약 한도를 5천만 원으로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창업이 단순히 “회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지역 내 생존과 자립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가 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지역에 있는 청년 대부분이 이런 정보나 제도의 혜택을 몰라서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정책들이 시행되지만, 각 부서 간 칸막이 행정과 홍보 부족으로 실제 수혜자로 연결되지 못한다. 실효성 있는 성과는 커뮤니티 기반의 촘촘한 안내와 연결망이 있을 때 가능하다. 또한, 청년 창업은 고립되어선 안 된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한다고 성공적인 창업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창업 이후 ‘시장 진입’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멘토링과 판로 개척, 교육이 함께 따라야 한다.

 

 일례로 충남 일부 지자체는 청년창업가에게 공공기관 납품 기회를 제공하고, 민간 소비시장 연계를 돕는 등 사후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모델을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일이 지금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고용’과 ‘창업’을 따로 보지 말자는 제안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고용은 안정, 창업은 도전이라는 이분법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창업이 곧 일자리이며, 자아실현의 수단이고,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역사회는 창업을 고용정책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청년이 창업을 통해 자립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창업-교육-고용-정착’이 연결되는 전주기적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현장에서 수많은 청년을 만난다. 그들의 고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싶다는 갈망이다. 충남이 이 청년들의 갈망을 외면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용기 있는 정책을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떠나는 청년’이 아닌 ‘돌아오는 청년’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이제는 청년이 지역을 살아가는 주체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파트너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남의 청년이 더 이상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길을 열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자.

작성자: 한국시사일보사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07-26 00:35:28    조회: 233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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